수익자연속신탁은 한 수익자가 사망하면 그 수익권이 소멸하고, 미리 정해 둔 다음 수익자가 새로 수익권을 취득하도록 설계하는 신탁입니다. 신탁법 제60조의 "차례로"라는 문구가 2차·3차 이후의 연속 승계까지 허용하는 근거입니다. 일반적인 상속이나 유언은 '내가 누구에게 물려줄지'까지만 정할 수 있지만, 수익자연속신탁은 그다음 순서까지 위탁자가 지정할 수 있습니다 — '내 재산을 배우자에게 주되, 배우자가 사망하면 내 자녀에게, 그다음 손주에게' 같은 설계입니다. 재혼 가정, 장애가 있는 자녀의 평생 부양, 가업의 안정적 승계처럼 한 세대로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힘을 발휘합니다.
다만 세금은 분명히 알고 설계해야 합니다. 상증세법은 유언대용신탁과 수익자연속신탁을 명문으로 '상속'의 정의에 넣고(제2조 제1호 라·마목), 피상속인이 신탁한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봅니다(제9조 제1항). 그리고 제9조 제3항 — 수익자연속신탁의 수익자가 사망함으로써 타인이 새로 수익권을 취득하는 경우, 그 수익권의 가액은 사망한 수익자의 상속재산에 포함됩니다. 즉 위탁자 사망 시 1차 수익자에게 상속세가 과세되고, 1차 수익자 사망으로 2차 수익자가 수익권을 취득하면 다시 상속세가 과세됩니다. 승계 단계마다 과세되는 구조입니다.
그래서 수익자연속신탁의 설계는 '순서를 정하는 일'과 '각 단계의 세부담을 계산하는 일'이 한 묶음입니다. 각 단계에서 누가 상속인이고 어떤 공제가 적용되는지, 배우자를 거치는 경로와 자녀로 바로 가는 경로의 세부담 합계가 어떻게 다른지를 시뮬레이션한 뒤에 순서를 확정해야 — 뜻도 지키고 세금도 관리하는 설계가 됩니다.
Q. 배우자에게 준 재산이 배우자 쪽 가족에게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나요? — 배우자 다음 수익자를 내 자녀로 미리 지정하면, 배우자 사망 후 재산이 내가 정한 순서대로 이어집니다. 재혼 가정에서 특히 유용합니다.